1. 태풍, 그리고 사이판
결혼을 하면 꼭 아내에게 바다 속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었고,
작년 여름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크리스마스이브(2019.12.24.)에 세부 모알보알로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떠나기 전날 갑작스런 태풍으로 비행기가 결항되었고,
태풍이 뒤엎고 간 바다를 선물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여행 계획을 취소하려던 차였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이판 다이빙을 알아 보았고, 여러 다이빙샵 사이트를 둘러 보던 중 아쿠아 다이브를 선택하였습니다. 부부강사님께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끌렸기 때문입니다.
이창복 강사님은 연말 성수기라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6회의 다이빙 예약을 받아주셨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예약이 어려운 호텔까지 잡아주셨습니다. 꺼져가던 여행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습니다.
2. 첫째날, 오비얀의 역조류
조류가 없는 곳을 찾아 찾아 선택한 곳이 세부 모알보알이었고 그 차선으로 사이판을 온 것인데,
첫날 다이빙부터 강한 역조류를 만났습니다.
아직 바다는 익숙치 않은 아내였기에 행여 패닉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으나,
함께 했던 박상훈 강사님의 헌신적인 가이딩 덕분에 무사히 다이빙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보다 더 강한 조류는 여기선 만날 일이 없을거야, 화이팅”
어쩌면 이 날을 계기로 아내가 보다 빨리 바다와 친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 둘째날, 라우라우의 거북이
어제의 고됨과 달리 둘째날은 편안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초보자들의 로망 거북이를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고, 강한 역조류를 경험한 탓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남편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다를 즐기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회만 예약했던 셋째날 다이방을 4회로 변경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도 이창복 강사님께서 힘써주셨던 것 같아 너무 감사드립니다.
4. 셋째날, 이글레이와 거북이의 춤사위, 펄럭이는 나비
훗날 사이판을 떠올리게 되면 이날의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아이스크림 산호밭 봉우리를 맴도는 이글레이와 거북이, 그리고 사이판의 대물이 되어 나를 향해 V자를 날리는 아내의 여유로워진 모습과 딤플의 나비고기와 뒤섞여 들떠 있는 그 모습까지…
저의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5. 감사합니다
터프함 속에서 감춰진 세심함.. 말 없이 방풍자켓을 따로챙겨와 주신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이창복 감사합니다.
겉과 속이 모두 부드러우신 박상훈 강사님, 덕분에 아내가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이판 여행을 최고로 만들어준 아쿠아다이브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번창하길 빌겠습니다.
다음 방문 때는 리조트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시길…^^